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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많이 아픈가? 갑자기 실성한 듯이 웃는데······.” “구 대표, 구 대표! 괜찮아?” 내 실소에 당황한 마두호 국장은 물론이고 방훈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아야······. 갑자기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죄송하지만 오늘은 그만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실은 슬슬 통증이 가라앉고 있었지만 계속 아픈 척을 했다.
일단 티 내지 않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통수 경보의 내용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마 국장도 아프다는 사람을 붙잡고 더 이야기하자고는 안 했다. 이미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기도 했을 테고.
“그래, 그래. 얼른 들어가서 쉬어. 몸 살펴가면서 일해야지.” “감사합니다, 국장님. 말씀하신 주엔 엔터 배우들은 저희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그래, 구 대표만 믿을게. 그럼 오늘은 그만 하자고.” 마 국장의 고집스럽고 단단해 보이는 얼굴이 이제는 돌로 만든 가면처럼 보인다.
마 국장, 당신. 뭘 숨기고 있는 거지. 세이프파워볼
내가 찾아낸다. 반드시!
그렇게 나는 방훈과 함께 국장실을 나왔다.
그는 나오자마자 다시 걱정 섞인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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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갔다가 얼른 집에 가서 쉬어. 구 대표.” “그럴까요.” “그럼! 이참에 하루 푹 쉬어. 요즘 구 대표 쉬는 걸 못 봤어.” “흐흐. 제가 쉴 처지가 아닙니다.” 내 통수를 노리는 놈들이 많거든요.
“그렇게 혹사를 하니까 머리가 아프지. 요즘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거 아니야?” 아니다. 일 때문에 이렇게 머리 아픈 적은 별로 없었다.
다 사람이다.
눈앞이 핑글, 머리가 지끈, 가슴이 욱씬, 이런 건 다 사람 때문이었다.
“고맙습니다. 형님은 계속 제 편이시네요.” “편? 건강 걱정하는데 편이 왜 나와?” “하하하. 고맙다는 이야기에요.” “뭔 소리야? 아무래도 아직 아픈 것 같네. 가자고, 내가 병원 데려다줄게!” “아닙니다. 제가···.” “아니긴, 뭐가 아니야!” 결국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꼭 스스로 병원에 가겠다고 약속을 한 뒤에 풀려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할 일은 병원 방문이 아니라.
“이재홍 기자님, 오랜만입니다.” 정보망의 가동이었다.

아이고, 구 대표. 반갑습니다. 오늘도 좋은 건수가 있나요?
얼마 전, 나는 차서진 쪽에서 내보낸 주하율의 악성 열애설을 단 10분 만에 반박하는 단독 기사를 냈었다. 그게 모두 이 기자와 함께 한 일이었다.
“또 건수 생기면 제일 먼저 연락드리죠. 그런데 오늘은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나는 주엔 엔터에 관해 몇 가지를 물었다. 이재홍 기자는 듣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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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내기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한 시간만 주세요.
믿음직하게 대답을 했다.
그 한 시간 사이. 파워볼사이트
나는 들어가지도 않은 병원 앞에서 활짝 웃는 셀카를 찍어 방훈에게 증거로 보냈고.
대표실로 돌아와서는 전화를 기다렸는데.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흐른다.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 업무를 보면서 기다리는 동안 신경이 자꾸 휴대폰 쪽으로 쏠렸다.
그렇다고 전화를 해서 다시 묻자니 너무 독촉하는 것 같고.
결국 흥신소 명함을 꺼내서 이쪽도 써야하나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지이이잉.
폰이 울렸다.
“이 기자님?” – 이야,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지가 않더라고요.
“아니, 오히려 수고하시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건 제가 한 턱 확실히 쏘죠.” – 하하하, 그럼 이 김에 슬쩍 얻어먹어 볼까요?
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내게도 나쁜 일이 아니다.

자, 그럼 브리핑을 하자면!
음, 본론이다.

거기 J 엔터에 인수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수··· 말입니까.” 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통수 경보가 마두호 국장에게 울렸다. 헌데 마 국장은 J 엔터가 아니라 주엔 엔터 배우를 쓰자고 했다.
그럼 필연적으로 J 엔터와 주엔 엔터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으니까.
그 모종의 관계가 바로 회사 인수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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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죠. 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편이라 잡음도 없고 조용한 편인데···. 그렇다고 사장이 어떤 소명이 있어서 회사를 굴리는 건 아니고. 그냥 돈 벌려고 하는 쪽이거든요.
돈이라.
장재열이 가진 것 중에서 그나마 잘난 것이지. 세이프파워볼

그래서 J 엔터 쪽으로 넘기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 발표된 건 없고 쉬쉬하면서 도는 이야기라 알아내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경보가 울린 걸 보면 확실한 정보다.
“감사합니다. 기자님. 조만간 뵙죠.” 나는 통화를 마치고 의자에 깊게 몸을 묻었다.
“음······.” 장재열 치고는 머리를 제법 굴렸다. 만약 주엔 배우들과 촬영을 한참 했는데 갑자기 인수 발표가 났다면? 정말로 대응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J 엔터에서 주엔 엔터를 인수한다라······. 이건 분명 과거에는 없던 상황이다.
J 엔터가 다른 회사를 하나 둘씩 먹어서 덩치를 키우는 것도 몇 년 뒤의 일이다.
심지어 거기에 주엔 엔터는 없었고.
장재열이 얻어터지더니 조급해졌나?
확실한 건, 이번에는 SBC에 성공을 나눌 생각이 없어졌다는 거다.


여기까지 알아낸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나는 곧장 그녀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우군.
‘안 그래도 조만간에 이런 이야기를 꺼낼까 했는데 생각보다도 시기가 앞당겨지는군.’ 약속을 잡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저녁 약속이 그대로 잡혔다. 파워볼실시간
나는 지체 없이 약속 장소로 차를 운전했다.
이전에 만났던 곳인 SJ 호텔 별실로.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현 전무님.” SJ ENM 미디어부문 총괄본부장 김현.
내가 만남을 요청한 상대는 바로 그녀였다.
“궁금해서 나와 봤어요. 그 배짱이···. 나인 개인투자자인 저에게 제일 먼저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게 뭘까요?” 그래, 그런 도발적인 연락을 하긴 했지.
“후회하진 않으실 겁니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상황이니까.
지금은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이 2~3%만 나와도 대박작이라는 소리를 듣는 시기다. 지상파를 견제하거나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가는 건 앞으로 2-3년 뒤. 일상적으로 지상파 시청률을 앞지르는 건 거기서 또 다시 2-3년 뒤.
아직 한참 뒤라는 건데.
“STVN을 공중파를 압도하는 드라마 왕국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그걸 내가 앞당겨 드리지.
이게 승부수다.
안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STVN으로 빨리 넘어가 내 영역을 구축하려고 했었다. J 엔터도 몇 년 빠르게 움직였는데 나라고 그렇게 못 할 이유가 있나.


“······.” 내 앞의 김현 본부장은 호수처럼 차분했다.
과연 내가 던진 말이 그녀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호수 밑바닥으로 아무 의미 없이 가라앉고 있을 것인가.
“일단.”
첫 반응이 나타났다.
“SBC랑은 틀어졌나요?” 그것도 날카로운 반응이.
“그럴 예정입니다.” “예정? 미래형이네요?” “전무님께서 제안을 받아주시면 가서 깽판 놓을 거거든요.” “푸흡.”
살풋 웃음이 터져 나온 건 좋은 징후겠지?
“국장이라는 자가 뒤로 수작 부리는 걸 알아냈습니다.” “수작?”
“제가 이 업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상대와 함께 일하도록 술수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어머, 실망인데요?” 잠깐 못 알아들었다. 국장한테 실망인가 했는데 김현 전무와 국장은 아무 관련도 없다.
나한테 실망이라고?
“이 업계에서 일하면 그런 일은 비일비재 아닌가요? 필요에 따라서는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죠.” 또 날카롭네.

후벼 파고 들어오는 이 말을 받아내야 한다.
내가 집어들 방패는······.
“맞는 말씀이십니다만 그렇게 안 할 겁니다.” “??”
“적과 손을 잡을 때면 정작 제 사람들의 손을 잡아줄 수가 없었거든요.” “······.” “그리고 어차피 적들은 제 손을 놓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 사람을 잡아주지도 못했고, 적들에게는 뿌리쳐진, 그런 텅 빈 손만 내려다봐야 했습니다.” “······.” “저는 그런 삶에 지쳤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 사람들의 손을 꼭 붙잡기로 했습니다. 근데 웃긴 게, 제 자랑 같지만, 제 주변에는 착한 사람들이 모이더군요. 그래서 한 가지를 더 결심했습니다.” “···뭐죠?” 그녀가 흥미를 보인다. 그런데 대단한 건 아니다. 그냥.
“착한 사람들을 데리고 안 착하게 살기로 했죠.” “···아하.” 김현 전무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 내가 집어든 방패는 솔직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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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가 자기 철학대로 살기 위해서는 우리 STVN이 필요한 거군요?” “맞습니다.” 아아.
김현 전무가 이번에는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이유라면 쉽게 포기하지는 않겠네요.” 솔직함이 정답이었나 보다.
“오세요. 만들어주시죠. 드라마 왕국.” 왕국의 여왕이 내게 문을 열어주었다.


다음 날.
나는 단독으로 SBC의 마두호 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주엔 엔터 건도 있기 때문인지 마 국장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잘 왔어. 안 그래도 구 대표 그렇게 보내고 걱정이 되더라고. 이젠 좀 괜찮나?” “일시적인 통증이었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원에서 일시적인 거라고 하던가?” 아니, 경보가 1회 한정이니 말이다.
“그럼요. 머리가 아팠던 이유도 해결이 됐고요.” “오? 이유가 따로 있었어?” 나는 잠시 말없이 그를 보고만 있었다.
그 이유에 당신이 동참하지 않았습니까.
“뭔가. 왜 갑자기 아무 소리를 안 해.” “아무래도 조성현은 새 작품의 남주로 좀 어렵겠습니다.” “엉?”
그가 권유한 주엔 엔터의 조성현. 나는 어제 이 자리에서 조성현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지? 조성현도 잘 맞을 것 같다면서.” “그런데··· 어려운 건 남주만이 아닙니다.” “뭐? 그럼 설마 주엔 엔터 쓰는 게 어렵단 말인가?” 그것도 그렇지만.
나는 최종 결론을 공개했다.
“새 작품을 진행할 방송국으로 SBC는 좀 어렵겠습니다.” “어엉?”
마치 한 대 때린 것처럼 단단해 보이는 얼굴 여기저기에 균열이 일어났다. 충격과 당혹의 균열이.
“구은우 대표! 갑자기 무슨 소리야!” “SBC에서 진행이 어려운 건 사실 단 한 사람 때문입니다.” “뭐? 그게 누군가. 방훈이랑 틀어졌어?” 애꿎은 방훈은 왜 가져다 붙이나.
“한 사람이 장재열과 몰래 의기투합을 하고 제 뒤통수를 때리려고 했거든요.” 그 순간 마 국장의 움직임이 멎었다.

드디어 내 말 뜻을 알아챘군.
“장재열한테 평소에 도대체 얼마나 받아 드시는 겁니까?” 퍼억.
연달아 그의 정신을 후려갈겼다.
“이··· 이··· 그···.” 그는 잠시 할 말을 못 찾았다. 하지만 결국 상황이 글렀다고 판단했는지.
“입봉도 안한 은 작가를 방훈 감독 생각해서 써주고 편성도 해줬는데, 이 정도면 우리 입장도 배려해줘야지!” 공격으로 나왔다. 파워볼사이트
아주 하찮은 공격.
“우리라니요? SBC 말씀이십니까? 아니잖습니까. 그냥 마 국장님이 받아먹느라 그런 것뿐이죠!” “이익! 구 대표. 한 작품 잘 되었다고 고개 너무 빳빳한 거 아냐! 내 말 들어. 아니면 앞으로 SBC에 나인 배우들 출연 못 할 줄 알아!” 거기에 결국은 우기기까지.
“그러시던가요. 어쨌든 저는 이 일 비밀로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마두호의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밑에 CP나 PD를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저지른 일이다. 책임 소재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뭣이? 나를 협박하는 거야? 그냥 배우 하나 이제 막 뜬 엔터사 주제에! J 엔터처럼 규모도 크고 한류스타도 있는 곳도 아니면서! 위에서도 나한테 뭐라고 안 할 거라고!” 맞다. 지금은 그럴 수도 있다.
“저 STVN으로 갑니다.” “STVN? 케이블을 간다고?” 오히려 그의 얼굴이 밝아진다.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제가 거기서 대박을 치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내 앞에서 밝은 얼굴 하는 꼴은 못 보겠다. 곧장 먹구름을 드리우게 만들어주었다.

“제가 장담하는데 금방 위에서도 보는 눈이 달라질 겁니다.” “윽······.” 마두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내가 케이블에서 공중파만큼이라도 시청률을 올리면.
그렇게 되면 공중파로서는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할 일. 그 원인을 제공한 마두호가 남아날 리 없다. 그때는 지금 받은 접대 등이 모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만해, 구 대표! 그게 말처럼 쉬울 줄 알아? 그냥 내 말을 듣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 기세를 알고 있는 그에게서 불안이 느껴진다.
웃으며 SBC에 들어오는 건 바로 나다.
그때까지 얼마가 걸릴 것인가 하면.
“한 작품. 단 한 작품이면 충분합니다.” “한 작품?” 그가 내 눈을 본다.
그리고 알아챈다.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내 말을 충분히 현실로 만들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건 논리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거니까.
“이, 이봐······.”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는 여지없이 자리를 박찼다.
“구 대표! 구 대표! 잠깐 이야기를 더···” 귓등으로 마 국장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이미 내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에 불과했다.
내가 바라보는 것은.
미래의 드라마 왕국.
바로 내가 건설할 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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