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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는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과 베리걸즈 멤버들의 열애설.
그리고 한진건의 악평.
열애설은 기사가 아니라 찌라시로 수정했다. 어차피 근거 없는 이야기로 흔들 거라면, 아예 더러운 수단으로 간다.
내용은 자신과 박은아와 썸이 있는데, 자신에게 열을 올리던 다른 멤버들이 질투를 한다는 이야기. 그 속에서 자신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곤란한 입장에 놓인 남자 역할이다.
혼자 힘으로는 이런 일을 벌일 수 없었겠지만.
고혜지가 나서 주었다. 대형 기획사인 GO 엔터의 힘을 동원해 주겠다고 했다.
덕분에 자신도 말려들 수 있는 열애설 기사 대신 이런 방식으로 갈 수 있다.
완벽해.
여기에 더해 한진건의 악평도 동시에 찌라시로 나갈 예정이었다.
본인 역시 여전히 자신의 입김이 통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악평을 퍼뜨리라고 해 두었다. 그 사람들은 한진건이 현재 진행하는 작품에 속한 사람들도 아니니 찾을 수도 없다.
찌라시까지 돈다면 업계에서 그치지 않고 일반 사람들한테도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업계 사람들한테 그렇게 평이 안 좋다니, 우리가 아 파워볼사이트는 한진건이 아닌가? 이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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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완벽해.
소문에서 소문으로.
그림자에서 그림자로.
하지만 그 그림자에 걸려 넘어지도록.
“정말 완벽해.” 이게 내 스타일이다. 나는 티 나지 않게 빠져 있고, 다른 이들을 통해 멀찍이서 저격한다.
절대 나는 드러날 일이 없다.
“그런데 왜 안 올라오는 거야?” 저택 소파에 앉아서 폰을 몇 번이나 들여다봤다. 어째서인지 아직 감감무소식.
연예계를 다루는 몇몇 커뮤니티를 새로고침 하고 있었다. 커뮤니티 중에서 입도 손도 빠른 곳들이다.
찌라시도 금방 퍼 와서 열심히 떠들어 줄 텐데.
“이상하게 늦…. 아, 떴다!” 크크크크.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H 배우 찌라시 퍼옴.

H 배우, 다들 봤음?

H 배우, 충격적이네.
찌라시가 돌기 시작한 게 확실했다. 글들이 동시다발로 올라오고 있었다.
“열애설 찌라시는 없네?” 하지만 어차피 시간문제다.
한진건 찌라시가 올라왔으니 곧 따라서 올라올 테고.
이거 먼저 볼까. 조선호는 H 배우라는 제목을 단 글 중 하나를 눌렀다.

이런 것도 있더라.
‘H 배우는 업계에 안 좋은 소문이 돌기로 유명했는데요. 그런데 그 소문이 동료 배우 J씨가 주변인들을 사주하여 퍼뜨린 악성 루머였다고 합니다. J 배우야말로 이미지와는 달리 음험한 마음을 품고 있었던 거죠. H 배우와 J 배우는 비슷한 시기에 라이징 스타로 조명을 받았으며, 같은 영화에도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 배우의 시커먼 속내, 언제쯤 드러나려나요?’ 이거 내가 생각하는 배우들 맞나? 조선호는 한동안 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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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 시선으로 들어오는 커뮤 글을 받아들이지도 못했다.
“어?” H 배우가 언급된 다른 글들을 찾아보았으나,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이게 뭐지? 왜 이런 내용으로 찌라시가?” 한진건이 아니라 자신을 타깃으로 한 내용이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다급히 댓글들을 확인했다.
┕ 이거 믿을 수 있음?
┕ 중립 기어. 명심하자. 세이프파워볼
┕ 그렇지.. 아무 증거도 없잖아..
┕ 흠. 그런데 누군지는 알겠다.
┕ ㅇㅇ ┕ 조금만 검색해도….
다행히 사람들은 쉽게 말려들지 않았다.
혹은 베리걸즈나 한진건 찌라시가 올라오면 댓글을 달려고 대기 중이었던 GO 엔터 사람들이 활약하는 건지도 몰랐다.
어쨌든 증거가 없으니 넘어가는 분위기였는데.

H랑 J. 폭로 글 떴음.
어느 글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폭로?” 링크를 타고 원글이 있는 게시판으로 향했더니.

J 배우가 H 배우에게 가한 만행을 폭로합니다.
놀랍게도 이런 글이 떠 있었다.
해당 글은 J의 사주로 H에 대한 악평을 퍼뜨렸던 누군가가 과거를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이니셜을 썼다고는 해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한진건과 조선호를 쉽게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글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아, 안 돼. 안 돼!” 심지어 이 글에는 녹취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그렇다면 녹취 파일 자체를 세상에 꺼내 놓는 것도 거리낌이 없다는 말.
자신의 말을 어길 사람이 없는데?
하지만 글의 내용은 정확히 자신의 지시를 담고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영향력을 벗어나 버리고 말았다.
주륵, 땀이 흘렀다.
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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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엔터에게 당한 수모로는 부족한 건가? 왜 말을 잘 듣던 사람들까지 이러는 거지?
도대체 왜?
이사이에 반응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이건 빼박인데.
┕ 중립 풀고 기어 넣는다.
┕ 녹취 나왔으면 끝 아냐?
┕ 시작이지. 나락 행의 시작.
┕ ㅈㅅㅎ ┕ 그렇게 안 봤는데.
아까와는 달랐다. 근거 없이 떠돌던 소문이 아니라 실 오픈홀덤 체를 가지고 있었다.
┕ 한진건이 업계에서는 평판이 안 좋았구나.
┕ 나는 몰랐는데.
┕ 업계 사람 아니면 몰랐겠지.
┕ 팬들이 좋아하는 거랑 업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랑 다르니까.
┕ 혼자 끙끙 앓았겠네.
┕ 동료한테 배신당하다니. 연예계 무서워서 살겠나.
이렇게 한진건에 대한 동정 여론이 나타났고.
┕ 그럼 J는?
┕ 나락이라니까.
┕ 영화도 하차했던데 이걸 미리 알았던 건가?
┕ 오, 그런 듯.
┕ 맞는 듯.
┕ 그럼 더 빼박이네. 바이러스에서의 하차가 조선호 자신에 대한 의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었다.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로 하차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조선호의 머릿속에서는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로 바뀌어 있었다.
이때 댓글 중에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 그런데 이렇게 폭로하면 폭로자는 괜찮을까? 고소당하는 거 아님?
┕ 그러게….
그래.
글쓴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의 대응은 자신도 여러 번 봤었다. 고소부터 먹이고 합의와 보상을 미끼로 채찍과 당근을 준다.
거짓 글이었다고 올리게만 하면 된다.
지이이잉.
마침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선호야.
“왜 이렇게 늦어? 글 봤어?” – 선호야.
“얼른 글쓴이 찾아내. 고소부터 먹여. 글 내리게 만들어야지.” – 선호야?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매니저 형은 왜 이렇게 침착해?

대응…. 어려울 것 같아.
“뭐라고?” – 누가 막고 있는 것 같거든. 어딘가 위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들려왔다.
위라니.
도대체 누가?
그는 매니저의 전화를 끊어 버렸다. 로투스홀짝
자신의 회사보다 더 큰 힘이 필요했다.
“고혜지. 어떻게 된 거야?”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 * 지이이잉, 지이이잉.
GO 엔터의 부사장실.
부사장 김근호는 고혜지를 마주하고 있었다.
“전화 안 받으셔도 됩니까?” “됐어요.” 고혜지에게 조선호의 안위 따위는 알 바 아니었다.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어떻게 이런 글이 올라올 수가 있지?
그녀가 지시한 내용은 조선호가 기다리던 것과 똑같았다.
베리걸즈 멤버들의 열애설. 한진건의 악평.
하지만 열애설은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진건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가씨가 지시하신 사항은 모두 막혔습니다.” “막혔다고요?” “예.” 김근호의 보고는 궁금증을 풀어 주기는커녕 더 키우기만 했다.


누가.
어떻게 알고.
무슨 힘으로.
그러고 보니 김근호의 모습이 이상했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 원래도 자신 앞에서 긴장을 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더 굳어 있었다.
“뭐죠?” “네?” “다른 재벌이라도 낀 거예요?” 그렇지 않고서야 GO 엔터 정도의 힘이 이렇게 쉽게 막힐 리가 없었다.
“차라리 그러면 좋았겠습니다.” “네?” “재벌은 맞는 말이지만 다른 재벌은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평소 고혜지를 대할 때와 다르게, 김근호는 말을 빙빙 돌리다가.
결국 아까 받았던 전화의 발신지를 입에 담았다.
“…SJ였습니다.” SJ 본사.
서원청 비서실장, 회장 직속이 연락을 해 왔다.
멈추세요. 로투스바카라
그 한 마디면 충분했다.
“SJ?” 고혜지는 김근호의 보고를 입에서 다시 굴렸다.
SJ.
SJ, SJ, SJ, SJ….
이게 무슨 의미인가 하면.
“아가씨. 설마 회장님께서….” 그리고 침묵이었다.
김근호도, 고혜지도, 이 침묵을 깰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김홍학 회장이 알고 있다.
이 두려운 짐작을 꺼낼 수 없었기 때문에.

* * SJ그룹 최상층의 총수실.
“구 대표님, 회장님이 들어오시라고 합니다.” 서 실장이 함박웃음을 짓고 직접 나를 안내했다. “실장님도 웃으시네요.” “너무 기쁜걸요. 별이 아가씨가 그 조선호라는 배우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거였다니.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하하하하. 당연한 일이죠. 회장님도 기뻐하고 계신가요?” 회장의 격노에 대해서는 전해 들었다.
조선호가 별이에게 치근덕댄다는 말을 듣고 다 엎어 버릴 뻔했단다.
하지만 내가 잠시 대기를, 후후, 그룹 회장에게 대기를 걸어 놨다.
“당연하지요. 날아갈 듯하십니다.” 그리고 어제 지원을 요청했다.
회장은 별이의 연애 전선에 아무런 조짐이 없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듣고 모든 분노가 사라진 모양.
아주 화끈하게 지원을 해 주었다.
상대편에서 시도한 것은 찌라시고 뭐고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빠르게 지웠다는 수준이 아니라 애당초 나타나지 않은 듯했다.
“잘됐네요. 그럼 들어가죠.” 나는 총수실의 안으로 들어섰고.
“으음?”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총수를 발견했다.
“그, 그렇게 즐거우십니까?” “아아, 즐겁다마다.” “음 EOS파워볼 …….”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손주의 일거수일투족에 화내고 웃고 하려나.
…어쨌든 지금이 기회다.
“그럼 제가 처음부터 말씀드리지 않은 건 넘어가 주시는 겁니까?” 살짝 감춘 게 있었으니까.
처음부터 내가 시켜서 번호를 줬다고 했으면 됐을 텐데.
그럼 재미가 없잖아.
“흥. 회사 내부인이었으면 경을 쳤을 거야. 하지만 자네는 봐주도록 하지.” 좋아, 넘어갔다! “별이에게는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이상한 녀석에게 마음 뺏길 만큼 호락호락한 아이가 아니거든요.” “당연하지. 누구 손녀인데.” 천연덕스러운 손녀 사랑에 웃음이 나오려 한다. 옆을 보니 서 실장도 미소를 짓고 있다.
“저도 옆에 붙어 있고 말입니다.” 스윽, 내 존재를 들이밀었다.
회장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에게는…. 감사를 표해야겠지.” 오오. 엔트리파워볼
저 감사는 어떤 형태로 돌아올까. 내가 받아 본 적 없는 수준일 것 같은데 말이야.
“자네 같은 사람이…. 그래….” “네?” “그쪽에도 한 명 있었다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생기 넘치던 회장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이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움칫거렸다.
으음…….
뭐지? 김홍학 회장답지 않게 뭔가 망설이는 기색인데.
하지만 역시 머뭇거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한 가지 질문을 꺼내 들었다.
“자네는 내 외손녀 고혜지를 어떻게 보나?” 이런 질문을.
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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